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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제언 게시판

[장영주 전 광주교통방송본부장] 광주의 교통문화, 사람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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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7-04 09:00 조회1,5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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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교통문화는 자동차 중심일까? 사람 중심일까? 광주의 교통문화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 중 어느 쪽에 가까울까?

광주시 인구는 약 150만 명, 자동차 등록대수 약 62만대(5월 말 현재). 그렇다면 광주의 교통문화는 사람중심일까. 필자는 아니라고 본다. 지금까지 교통시설·문화, 그리고 정책이 사람이 아닌 자동차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문화수도’라고 자부하는 광주에서 자동차가 아닌 사람, 특히 보행인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냉정하게 우리 자화상을 살펴보자.

횡단보도는 보행자의 성역(聖域)이다. 특히 장애인, 노약자, 임신부, 어린이 등 교통약자에게 횡단보도는 그 누구도 침범해서는 안 되는 성역이다. 그 어떤 자동차도 이 성역을 침범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횡단보도에 버젓이 주차하는 간 큰 운전자,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를 침범한 채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있는 운전자, 차량 뒷바퀴와 차체를 횡단보도에 걸쳐놓고 보행자의 안전을 묵살하는 운전자를 너무도 쉽게 볼 수 있다. 결국, 보행자들은 차량 사이로 위험스럽게 횡단한다. 특히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은 자동차 높이에 가려서 그 모습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위험스럽기 짝이 없다.

운전자들은 한 술 더 떠서 보행자들을 무시한다. 횡단보도를 힘겹게 걷고 있는 노인이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 임신부, 어린이 등 보행자를 닦달하듯 경적을 울리거나 위협하면서 거칠게 운전한다. 보행권은 설 자리가 없다.

우리는 왜 이런 운전자의 모습을 접해야 할까? 자동차 위주의 잘못된 운전습관과 그릇된 교통문화, 몸에 밴 운전 조급증, 운전자들이 보행권을 인식하지 못한 탓이다. 운전자들의 머릿속에는 보행인보다는 자동차가 빨리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을 것이다. 제발 잘못된 생각을 바꾸자. 세상은 디지털 시대로 변하고 있고, 교통문화도 바뀌어 가고 있다. ‘자동차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생각을 고쳐야한다.

광주의 교통정책과 시설은 디지털 시대와 한참 동떨어져 있다. 대표적인 교통시설인 육교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광주시내에는 육교가 약 60개 있다. 육교는 ‘자동차 소통위주’로 만들어진 매우 상징적인 교통시설이다.

일부 육교는 충분히 제몫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육교는 아나로그 시대에 만들어진 시설로 보행권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대표적 인프라다. 서구 농성동에 있는 상록회관 앞 육교를 보자. 이곳은 편도 4차로에 경사로가 없이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육교이기 때문에 휠체어나 유모차가 통행할 수 없다. 또한, 보행이 불편한 노인들은 육교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엄청나게 불편하고, 특히 겨울에 눈이 쌓이거나 얼게 되면 육교 계단을 통행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보행약자에게는 큰 절벽이자 위험시설이다.

수도 서울에서 육교 찾기는 굉장히 어렵다. 서울시는 이미 ‘걷기 쉬운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이에 걸 맞는 교통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다행이 광주에서도 육교를 철거하고 보행권을 보장하는 사례가 있어 반갑다. 광산구 도산육교, 송정육교, 송정우회육교, 남구 씨티병원 앞 육교 등이 지난해 철거되고 횡단보도가 설치됐다. 몇 해 전 운암동에 있는 육교 2개도 철거됐다. 보행자들의 반응은 굉장히 좋은 편이다. 운전자들도 “무단횡단 하는 보행인이 없어 사고위험이 줄었다”며 반기고 있다. 육교를 관리하는 구청과 광주경찰청 관계자들이 지혜를 모아 협업을 한 좋은 결과물이다.

하지만 만족하기에는 이르다. 괴물 같은 철제육교를 철거하고 그곳에 보행인, 특히 교통약자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도로를 건널 수 있는 횡단보도와 보행자 신호등을 설치해야 한다. 이런 게 바로 보행권 보장이다. 이곳은 운전자용 신호등이 있기 때문에 자동차 흐름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디지털이 대세다. 세상이 디지털 기기 하나로 통하고 있다. 디지털 세상은 인간에게 엄청난 편리함을 안겨 주고 있다. 광주의 교통정책과 문화도 디지털 세상에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 아니, 한걸음 더 앞서가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민선 6기 윤장현 시장은 임기를 시작하면서 광주의 교통정책을 사람중심으로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정말 공감한다. 광주 교통문화는 자동차가 아닌 사람중심으로 가야한다.

- 2016년 07월 04일(월) 00:00
- 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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